▒ 그들의 공간은 대체로 조용했다. 어색함을 덜기 위한 노래가 흘러나올 때도 있었지만 묵묵한 장면이라는 것엔 변함이 없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처음엔 이목을 끄는 장면을 연출하거나 강렬한 이미지를 포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이 계속되면서 저의 관심은 묵묵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순간들, 그들에게 반복되는 시간들로 옮겨 갔습니다. 그들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는 성취의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밋밋한 회색의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속의 장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아실현을 위해 정진하는 장소, 다른 하나는 생계 활동을 하는 장소입니다. 매번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저는 그들이 각자의 장소에서 어떻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는지 관찰했습니다. 각각의 공간에 있던 물건들은 그들이 회색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기도 했고, 때론 이미 공간과 동화되어 회색으로 물들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순간들과 제 개인적인 호기심이 결합하여 완성된 이미지들은 강경한 주장이라기보단 조심스러운 질문이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 쏟는 노력의 본질은 스펙터클의 순간에 있는게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같은 자세로 얼마나 묵묵하게 버텨낼 수 있는지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